덕암 칼럼 담 없는 집 도둑이 판칠라
2026.06.23 13:50:35

독자님은 어떤 집에 사시는가. 아파트, 단독주택, 시골 농가, 아니면 사업이 안 되서 고시원, 그것도 아니면 친척이나 친구 집에 얹혀 사는가. 어디에 살든 잠을 잘 때는 문을 잠근다. 대문도 잠그고 현관문도 확인하고 방문까지 닫고 자는 게 통상의 본능이다.
그런데 만약 담도 없고 대문도 현관문도 자물쇠가 고장 나서 잠글 수 없다면 그래서 도둑이 든다면 누구 잘못일까.
남편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와도 자식이 아무리 성실하게 착하게 살아도 집안에 주부가 문단속을 게을리 하거나 덥다고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잔다면, 그래서 평소 배고픈 도둑이 침입해 돈도 가져가고 여차하면 집주인도 겁탈하거나 폭력을 가해 다치게 한다면, 누구 잘못일까.
물론 법대로 하면 도둑의 잘못이다. 하지만 여지를 준 주인도 어느 정도는 잘못이 있는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국방안보가 그러하다.
필자 역시 육군 33개월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예비역 병장의 한 사람으로서 평소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수 백 번 들어야 했는지 그 이유를 말한다.
경계란 부대를 중심으로 외곽 경계를 맡은 초소와 내무반 안에서 취침 중 잠들지 않고 당번을 서는 불침번이 있다. 그 밖에 대한민국 영토 전반에 걸쳐 하늘과 바다, 심지어 땅속까지 지키는 것이 경계선이다.
필자 또한 군사령부 위병소에서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를 수 백 번 최인 적이 있었고 당일 암호를 대지 못하면 보초 전 3보 앞으로 그래도 안 되면 사살해도 된다는 명령을 받고 복무했었다. 최근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들이 하는 국방정책을 보면 가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사살당하고 불태워졌음에도 북한과의 친분을 우려하여 월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웠고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국방장관은 군의 사기 저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군인의 철칙인 상명하복, 명령에 따랐다고 내란죄를 적용해 멀쩡한 장군들 죄다 옷을 벗기고 작전상 요직도 공석을 만드는가 하면 전방의 군인을 죄다 후벙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나 최근 북한군이 철조망과 방어시설을 만드는 것이 심상치 않다.
강선영 국회의원도 국정 질의에서 방위병 출신의 국방 장관이 이번에는 GOP병력 75% 감축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한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군의 사기를 위축시킨다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육군사관학교의 정통성은 국군의 자존심이 걸린 고유의 특색이 있는데 오랜 전통과 육사만의 전문성은 현 정부가 외치는 효율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당장 눈에 띄지 않더라도 한 나라의 담장을 허문 것이나 진배없다.
지난 6월 12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 36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론을 맡았던 김계리 변호사가 눈물을 흘리며 남긴 말이 있다.
김 변호사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긴 말 중에는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자신이 변론을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암약하는 간첩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달아서 소름 끼치고 무서워서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없앴고 이재명 정부는 방첩사를 해체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방첩사란 대공 업무를 맡는 전문가들인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점을 두고 한국 사회에 침투하고 있는 모든 간첩 세력들을 뜻한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 파병 때와 미국이란 전쟁 때 군사 드론의 위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창설한 드론부대를 이재명 정부가 해체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수천 개의 오물풍선을 날려도 아무 소리 못 하면서 대한민국이 대응한 군사작전을 계엄과 연결시켜 이적으로 판결한데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으로는 이번 재판을 공개적으로 했다면 결코 유죄판결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영토에 대한 또 다른 방안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민통선을 대폭 확장했다. 여의도 240배에 달하는 제한 보호구역을 해제 및 완화한 것인데 외형상 군사 보호구역의 토지주들이 재산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기존의 작전구역 변경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해 이렇다 할 방안은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대전차 방벽 등 군사 장애물 개선이라는 발표는 일단 유사시 적군이 남침을 저지할 용도로 설치되었는데 이를 철거하면 북한군의 남하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점도 감안 해야 한다. 실제 장애물 설치는 필요했으니 만든 것이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아군이 후퇴하면서 폭파 시켜야 적의 이동을 늦출 수 있다.
필자 또한 공병대 불도우저 운전병으로 3년간 근무한 경험 상 겪은 내용을 전제로 하는 소리다. 해야할 일은 하지 않고 해서는 안될 일만 골라서하는 국방정책을 보며 현 국군 지휘 책임자들이 어느나라 군인인지 납득가질 않는다.
마치 적군의 스파이가 아군의 사령탑에 올라앉아 하나 둘씩 무력화시키는 일을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다.말은 민통선 출입관리체계 표준화 및 디지털화 등을 통해 주민 불편을 적극 해소한다며 그럴듯한 명분을 세웠지만 현재 근무하고 있는 초병들이 들었을 때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까.
일명 까라니 깔 수밖에 없는 군 특유의 방침상 시키는 대로 하겠지만 중간 관리자나 일선의 경계선을 지키는 군인들은 안다.
군사분계선 남쪽 10km 민통선을 6km, 전체 군사시설보호구역의 9% 규제 완화라는 이번 발표는 정부가 휴전선 일대 민간인통제선을 조정해 여의도 면적의 240배에 이르는 지역을 제한 보호구역으로 완화되거나 아예 해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전체 군사시설보호구역 8.9%에 해당한다.
담장을 허문 것이나 진배없는데 국방부는 민통 초소 이전과 경계펜스 및 CCTV 설치 등 통제수단을 보완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계구역은 적의 동태를 감시하거나 일단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철통같은 방위가 중요한 것이지 지금처럼 죄다 풀어놓으면 경계시스템의 가동이 그만큼 늦어질 ,것 아닌가.
그러니 방위 출신 국방 장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얼마나 국방에 대한 현 정부의 기용기준이 엉망인지 짐작가고도 남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안규백 국방 장관의 잃어버린 8개월 근무 공백이 병영을 탈출하여 영창에 갔다 온 기간이라면 상황은 더욱 달라진다.
아니라면 밝히면 될 일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군 복무를 하기 싫어 복무 도중 탈영한 방위병이 군의 최고통수권자가 되었다면 이는 역사에 기록될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다. 곧 드러나게 될 일이다오죽하면 국방장관에 대한 국민 청원이 23일 오전 기준 11만 6천명을 넘겼을까.
덕암 김균식
김균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