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고양이한테 생선맡기기
2026.07.09 15:50:45

속담중 절대 믿고 맡겨서는 안될 일을 비유하는 말이다. 고양이는 날렵하고 민첩하며 무척이나 깔끔을 떠는 반려묘로 인간의 주변에서 자리잡은 동물 중 하나다. 필자도 한때 키워본 적이 있는데 개와는 달리 모든 습관이 애교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하는 짓 자체가 이쁜 짓만 골라서 한다.
하지만 성질도 깐깐해서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의 손등은 늘 반톱 자국이 남아 있다. 이런 고양이가 즐겨먹는 생선은 특유의 비린내 때문인데 실제 요즘 고양이는 사료를 먹지 쥐를 잡아먹거나 생선은 줘도 안 먹는다. 이쯤하고 과거 가난할 때 생선은 귀한 음식이었다.
맡길데가 없어 고양이한테 맡겼을까. 그만큼 믿지 못할 존재한테 맡겨서는 안될 것을 맡긴 형국을 비유해서 나온 말이다.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그러하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먼저 신변의 과거에 대한 문제고 다음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국방 정책이 그러하다.
신변 문제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이다. 해군 소령이자 공익신고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영수 전 소령 출신의 발표내용이다. 그의 발표를 전제하자면 안규백 국방장관이 후보자 청문회 당시 허위로 증언했던 점에 대한 대 국민 발언이다.
그는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이 아니라 탈영, 이라고 단정 지으며 일국의 국방장관에 대한 위상과 50만 대군의 자존심을 동시에 거론했다. 그리고 발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단서까지 붙였다.
핵심내용은 방위병으로 복무 도중 8개월간 탈영했다는 것이며 청와대가 이런 후보자를 임명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병역 사항까지 조사했을텐데 알고도 임명했는지 몰랐다면 심각한 인사책임이 따를 것이고 몰랐다면 더 큰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안 장관은 1984년 육군 제 35사단 소속 방위병으로 근무도중 발생한 근무지 이탈, 탈영 사건에 대해 소속 부대장이 동의를 했다며 이를 모를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쯤되면 당시 소속 부대장이 나와야 한다. 아니든 맞든 나와서 말을 해야한다.
아니라면 김 소장의 말대로 해명을 해야하고 맞다면 이는 50만 대군을 욕되게 하는 일이 틀림없다.
어느 장병이 탈영한 방위병 출신의 징관 명령에 복종함에 있어 상명하복의 위엄이 서겠는가. 영화의 한 장면 중 폭발물 스위치를 누르며 자폭하는 조직원이 상관을 두고 남기는 말이 있다. “그동안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전쟁 발발 시 적의 기관총을 사수 하려 엄호하라며 적진을 향해 약진 앞으로 포복을 하는 분대장이 하는 말은 엄호사격을 명령한다.여기서 엄호란 적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총탄 세례를 저지해 주는 집중 사격을 말하는데 목숨걸고 가는 전우와 믿음은 곧 생사를 오가는 약속이다.
이렇듯 군에는 사기와 믿음이 국방력과 직결된다. 지금도 하늘과 바다, 최전선에서 초병 근무수칙을 지키며 정치인들도 말 못하는 주적과 대치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비록 하사관이나 장교가 아닌 육군병장이라는 일반 사병 출신이지만 그래도 육군병장 만기전역이라는 8글자를 위해 3년간 몸을 맡겨봤던 장본인으로서 이번 사건은 분노와 상식을 넘어 일국의 안보가 심히 염려될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것이 안 장관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국방 정책을 보면 이적행위에 가까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적행위, 적에게 이로운 행위를 뜻하는데 보초병에 총 대신 삼단봉을 들고 근무하려는 것이나 전방의 군사들을 상당 부분 후방으로 배치하는 것도 모자라 향후 군사 교육기관의 교장들을 민간인으로 교체하는 등 국방부의 근간을 변경시키는 일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고로 군이라는 특수성이 명령에 따라 까라면 까야 하지만 그런 시스템을 이런데 이용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일단 유사시 상명하복은 이유를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복종해야 군의 기강도 서지만 전쟁 발발시 작전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세가 불리하다고 너도나도 도망가면 누가 전선을 지킬까.
그래서 전시 명령 불복종은 사형이라는 극단적 조치가 가능한 것이다. 이미 문재인 집권당시 상당 부분 변경된 것이 군의 이동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월급은 올리고 복무기간은 내리는 선심성 공약으로 군의 약화를 가져온 바 있다.
어느 누가 자신의 아들이 군대 가서 저렴한 월급에 오랜 기간 근무하길 원할까. 이러다가는 아예 복무기간도 한 달로 줄이고 월급도 두 배로 올려준다는 공약이 나올지도 모른다.
당선을 목적으로 막 남발하는 당근, 그 당근을 피할 일 없는 군 입영 대상자들과 가족들, 그동안 노동 분야에서 근로자들 부추겨 표를 챙긴 경험담들이 이제는 국방으로 뽑아먹었다.
이미 여성, 영, 호남, 복지, 세대 간의 갈등 등 표만 된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정치인들의 얄팍한 작전에 언제까지 착하고 순진한 국민이 되어줘야 하나. 필자가 36개월 복무에 월급 4,000원 받던 시절에서 변해도 너무 변한 것이 현실이다. 나름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던 시절이었다.
군대도 안 가본 사람들이 번갈아 대통령을 하면서 생긴 일이다. 정치인이 망친 군인의 길이다. 이제는 하다 하다 사관학교 통폐합이라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을 추진하다 전 국민의 반대 목소리에 부딫혔다.
태능에 육군사관학교를 지방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이 전격 발표된 것인데 군이란 일개 장관이 맘 놓고 주물러도 되는 밀가루 반죽이 아니다.
한 나라의 안보를 책임질 자질과 능력과 경험을 갖춘 자가 임명되어야 전문적인 통솔능력이 발휘되는 것이고 대통령이 시키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해당 분야의 책임자로서 충언을 해야 하는 자리다.
작은 정책이라도 해당 분야의 지휘관이나 일반 사병의 복무경험까지 감안 해야 하는 것이지 책상 머리에 앉아 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릴까 제2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진다면 그때도 연합군이 인천으로 와줄까 천만의 말씀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우크라이나, 이란을 보고도 그런 기대를 가질 수있을까. 천지가 불바다로 변했을 때 정치인들은 지하 벙커에서 입만 살아있을 것이다.
덕암 김균식
김균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