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2026.06.04 15:04:10

9회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필자의 예상대로 민주당의 대승리로 끝났다.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 지방선거로 표출된 것이나 진배없는데 민주당이 잘해서 그런 건지 국민의 힘이 못해서 그런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결과에 순응하는 것이 대세다.
잠시 투표권 부족 사태로 중앙선관위의 공식 사과가 있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약일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광복 이후 80년이 넘어도 변하지 않는 건 지역세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달라질 수 없는 지역감정이고 그러한 예상치는 선거 후보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호남의 민주당, 영남의 국민의 힘,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군소정당이나 무소속은 빛을 볼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구조다. 다행히도 방송토론회에서 밑천이 드러난 후보들이 예상밖의 선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인천의 박찬대 후보와 유정복 후보의 설전은 각자의 기량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이를 유튜버들이 대거 퍼 나르면서 유정복 후보의 우세처럼 보였으나 결과는 박찬대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안산도 마찬가지다 투표를 수일 앞두고 터진 김현 국회의원의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켰다.
박태순 안산시 의장과의 대립은 물론, 한번 시작된 발언 파문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권위적 국회의원의 말투는 물론이고 자신의 비서진을 도의원에 공천했다가 의장 선출에 개입된 내용을 스스로 불었다.
강원도지사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김진태 현 지사가 출마한 이 곳은 현역임에도 새로이 도전한 우상호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의 경우 기득권 프레미엄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도청의 실정을 아는 사람과 도전하는 사람은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개표를 시작해 다음날 아침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오세훈 후보가 정상을 탈환했다. 이제 국민들이 조금씩 깨어나는 분위기다. 어쩌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부터 장관들까지 설쳐댄 스타벅스 탱크데이 작전이 인천 상륙작전 보다 더 대단란 효과를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정 회장의 정중한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필요 없다며 더 과도한 수위를 요구하는 민주당 세력들의 광풍은 좀처럼 잠들 줄 몰랐다. 그러더니 지방선거가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이미 쿠팡에 대한 직격탄도 모자라 미국한테 찍힐 짓만 골라서 한 셈인데 상한선을 알 수 없다.
지방선거는 민심이다.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제 어쩔 것인가. 민심은 드러났고 헙법 개정안부터 내란이고 몰아 부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결과에도 국민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한쪽은 재판을 덮으려 하고 한쪽은 없는 재판도 만들려 하니 지금은 몰라도 역사에 뭐라고 기록될 것인가.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패배한 쪽은 집으로 가면 그만이지만 승리한 쪽이 문제다.
너도나도 자신의 공을 세우려 할 것이고 한 자리 안주면 선거자금 상한선 초과한 것이나 특정 후원자로부터 받은 비공개 후원금 등 내부비리를 폭로하겠다며 당선자를 압박할 것이다.
특히 여러 가지 방법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관급 자재납품업체나 사전에 점 찍어 놓은 요직을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신중한 대기가 문제다. 보은인사,
중앙정부가 낳은 기형적인 지방정부의 사생아, 당선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 하기에 한자리 주어야 하는데 다행히 당선자와 의회 다수당이 같다면 몰라도 다르다면 그마저 쉽지 않은 일이다. 당선이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라면 보은인사는 고지전을 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돌격대다.
써먹었으니 당연히 한자리 줘야 하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 깜도 안되는 한량이 들이 요직을 맡게 되는 폐단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선거란 본디 다수결이 원칙이지만 근소한 차이로 패한 후보와 후보 진영, 지지자와 중도 표들의 실망감은 선거의 후유증으로 남는다.
대한민국 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투표율이다. 지난 8대 지방선거 50.9%에 비해 9대는 61.6%를 기록했다. 나머지 37.9%는 투표를 안했을까 못했을까.
부득이 교도소나 병원에 입원중이라 못했다면 몰라고 할 수 있는데 안 한 사람들은 국민으로서 주권을 포기한 것인데 그 원인을 짚어보면 나 하나쯤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심성이 문제다. 누구는 2표 가졌을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1표씩인데 선거비용을 계산하면 1표당 천문학적 금액에 해당된다. 유가보조금 10만 원은 피부에 와닿고 선거비용으로 사라지는 돈은 당장 안 들어 왔다가 사라지니 상실감을 모르는 것이다.
나 하나 쯤이야는 기본적인 참여의식도 문제지만 주권 포기를 넘어 스스로의 존재감까지 무너트리는 행위다. 누가 강요하거나 벌금 부과하지 않는다고 포기한 주권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며 그 바람에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패거리 정치문화가 기승을 부릴 수 있는 것이다.
방관자들이 말은 제일 많다. 정작 투표 날 귀찮아서 또는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안일함에 젖었으면서도 막상 정치인들의 부패나 장난 판을 보면 가장 크게 떠든다. 침을 튀기며 비판에도 앞장서고 마치 정치평론가처럼 독판 아는 척 하는 사람과 같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정작 얼마라도 빌려준 사람은 조용하다. 얼마나 힘들면 부탁을 했을까 난처해질 것 같아서 빌려주지만 정작 빌려주지도 않고 줄 것 처럼 하다가 희망 고문을 하면서 온 동네 소문은 다 내는 사람이 있다.
같은 부류다. 그리고 투표는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누구 눈치봐서 행사할 권리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다. 필자가 젊은 날 친구들과 모여 군 복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현역 병장을 전역한 친구들은 조용한데 일명 방위변 출신들은 육해공군 모두 잘 안다.
방위라는 열등감을 이기기 위해서인지 전군의 전략적 거점까지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육군 병장을 전역한 필자 보다 더 안다. 군 복무 중 체력단련 중 하나로 목봉 체조를 하면 꼭 중간에 한 두 명이 힘들 덜 준다. 얌체 같은 짓이지만 저하나 편 하자고 누군가의 희생을 모른 체하는 것이다.
덕암 김균식
김균식 기자


